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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April 4, 2014

처남댁1

처 남 댁...상편


처남 댁을 처음 본 것은, 3년 전이었다. 처남이 결혼할 여자라며, 나와 아내에게 인사
를 시켜준다고 우리 집으로 데리고 왔을 때였다.
난 그때 처남이 사귀는 아가씨보다는 아내의 반응이 더 궁금했던 탓에, 처남과 함께
현관으로 들어서는 아가씨를 대충 훑어보고는 아내를 유심히 살폈다.
자세히 보지 않았다면 모르고 지나갈 일이었지만, 분명 아내의 눈빛은 흔들리고 있었
다. 아내의 눈동자에서, 잠깐이지만 동생에 대한 배신감, 질투, 분노를 느낄 수 있었
다.
처남도 누나의 그런 마음을 이해하고 있을까.....?
나 또한 아내를 충분히 이해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런 아내에게 질투와 배신감을 느
꼈다.

네 사람이 식탁에 둘러앉아 저녁 식사를 할 때에야 처남 댁을 유심히 살필 수 있었다.
 그 때의 처남 댁은,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한 번 즐기고 싶은 섹시한 여자' 라기 보
다는, 작고 참하게 생긴 얼굴이 '섹스'라는 것은 전혀 모르는 순진한 인상이었다. 어
쩌면 그러기에 더 안아보고 싶은 지도....
참한 외모와는 달리 성격은 활달하고 애교가 많아, 어찌 보면 어려운 사이 일수도 있
는 나와도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그 날 가벼운 술자리에서 처남 댁이 따라주는 맥주를 받으며 처남 댁에 대한 뭔지 모
를 욕심이 일었었다.

처남이 군을 제대하고,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만이라도 우리 집으로 들어오라고 했었
지만, 의외로 아내와 처남 모두 반대했다. 어쩔 수 없이 처남은 따로 자취하며 대학을
 졸업했고, 어렵지 않게 모 기업에 취직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회사에서 지금의 처
남 댁을 만났던 것이다.

그 후로 우리 네 사람은 자주 함께 어울렸다.
볼링도 치러 다니고, 함께 드라이브도 하고, 여기저기 여행도 함께 다녔다. 처남과는
나는 술상대로 더없이 좋은 짝이었기 때문에 술자리도 자주 함께 했었다. 그러다 보니
 우리 부부와 처남 댁의 사이가, 스스럼없는 가족처럼 느껴지게 되었고, 함께 한 자리
에서는 아내보다 처남 댁에게 더 관심을 주고 신경을 써주었다.

처남 댁을 처음 만난 날, 그들이 돌아가고 난 후 아내는 내게 이유 없이 짜증을 내고
신경질을 부렸었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아내와 처남과의 은밀한 관계가 처남 댁을
만나면서부터, 멀어진 것 같았다.
아내의 입장에서 본다면, 어쩌면 나보다 더 사랑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자기의 남동생
을 그녀에게 뺏겼다는 질투심을 느낄 수도 있는 문제였다. 그런 문제는, 꼭 아내와 처
남이 그렇고 그런 사이가 아니라고 할 지라도, 여자 특유의 질투심의 발로라고 할 수
도 있을 것이다.

"처남 댁한테 질투하는 거야?"
너그럽게 이해해 줄 수도 있는 문제인데, 은근히 부아가 치밀어 올라, 지나가는 말투
로 쏘아붙였다. 이미 내뱉은 말이라 주워담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효과는 빨리 나타
났다. 아내는 그 날, 더 이상 짜증을 내지 않았다.
처음 며칠 동안 아내는 꽤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 설거지를 하다가도 멍하니 서있기도
 하고, 잠결에 아내의 숨죽여 우는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그리고 6개월쯤 지나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처남이 결혼식을 올렸다. 아내는
속으로 처남과의 관계를 정리했는지, 결혼식장에서도 별다른 동요는 없어 보였다.
처남의 신혼 살림은 우리 아파트 단지 내에 차려졌다. 교통이 편하기도 했지만, 외동
딸로 자란 때문인지 사람들을 그리워하는 처남 댁이 우리 부부와 가깝게 지내기를 원
했다. 또 처남이나 나와 아내도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아직 사회 생활에 익숙
하지 못한 두 사람이라, 집을 알아보는 것부터, 계약, 확정일자를 받는 것까지, 거의
모든 것을 나 혼자 도맡다시피 했다. 가구며 가전제품, 기타 살림에 필요한 잡다한 물
건들을 구입하는 것도 아내와 내가 일일이 쫓아다녀야만 했다. 아내와 처남도 그랬지
만, 특히 처남 댁이 나에게 무척 고마워하며, 어쩔 줄을 몰라했다.
어쨌든 우리는 함께 어울리는 시간이 더욱 많아졌고, 처남 댁은 어려운 일이 있으면,
아내는 물론이고 나에게까지도 스스럼없이 전화를 걸었다.

처남이 결혼하고 한 동안은 처남과 아내의 사이가 완전히 끝난 것처럼 보였다. 어느
정도 갈등도 있었지만, 나도 모든 것을 모르는 척 덮어두고, 잊기로 결심했다.
한 동안 두 사람의 사이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은 확실했지만, 두 사람의 행
동에 의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처남이 결혼한지 2년 약간 안됐을 무렵이었다. 그러니
까 지금으로부터 7 ~ 8 개월 전이었다.
퇴근 준비를 서두르고 있을 때, 처남 댁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고모부 님....저예요...."
나에 대한 호칭이 애매해서, 아직 아이는 없었지만, 미래의 아이를 생각해서인지 처남
 댁은 나를 고모부라 불렀다.

"아..네 처남 댁....왠일이세요?"
"저...오...늘 시간 있으세요?"
"네? 시간이야 없어도 만들어야죠...근데 무슨 일인데요?"
안 좋은 일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가끔씩 처남 댁에게서 전화가 걸려오기는 했지만,
언제나 밝고 애교가 있었다. 그런데 그 날 만큼은 처남 댁의 목소리가 꽤 어둡게 들렸
다.

"...만나서...말씀드릴께요"
"네...그래요 그럼...제가 집으로 갈까요?"
"아뇨....여기 고모부 님 회사 근처예요"
"네~~ 네....그럼 거기서 조금만 기다리세요."
"저...그리고....언니하고....우리 오빠는 모르게......"
"네?..네...알았어요...그럴께요...."
대충 짐작이 갈 것 같았다.
서둘러 약속한 커피숍으로 나가니, 처남 댁이 먼저 나와 있었다.

"어휴~ 영광이네요...처남 댁이 이런 누추한 곳까지 찾아와 주시고..."
처남 댁의 표정이 너무 어두워, 일부러 장난스럽게 말을 건넸지만, 처남 댁은 가벼운
미소를 잠시 보이고는 다시 표정이 굳어졌다.

"죄송해요...바쁘신데....."
"괜찮아요....처남 댁이라면 무조건 오케니까 그런 걱정하지 말아요"
난 처남 댁이 편하게 말할 수 있도록, 가벼운 인사말만 건넸지만 좀처럼 얘기를 꺼내
지 못하고 있었다.

"무슨 일 이예요?"
"저...이런 얘기....그냥....넘어가려고 했는데....자꾸 신경이 쓰여서...언니한테


하는 것보다....고모부 님이...더 편할 것 같아서요...."
대충 나의 짐작이 맞았다. 어렵게 얘기를 꺼내는 처남 댁의 말을 종합해보면, 얼마 전
부터 처남의 행동이 이상하다는 것이었다. 전에는 그런 일이 없었는데, 가끔씩 낮에
회사에 전화를 걸어도 자리에 없고 핸드폰도 받지 않는다고 했다. 그때까지는 아무렇
지도 않게 생각했었는데, 얼마 전에 밤늦게 누군가와 몰래 통화를 하고는, 그 날 밤
몰래 어딘가 나가더니 한 두 시간이 지난 후에 들어온 적이 있다고 했다.

"처남이 뭐래요?"
"전 그냥...모르는 척 했어요"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없는지, 또 어떻게 해야하는 지를 나에게 상의하러 온 것이다.
그 동안 마음 고생이 꽤 심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처남 댁의 얘기를 들어봐도 처남에게 다른 여자가 생긴 것은 분명한 것 같았다. 그렇
다면 처남이 술자리에서라도 나에게 얘기했을 텐데.... 처남은 자기 아내와의 잠자리
까지도 나에게 스스럼없이 얘기했다.
난 그때까지도 아내와 처남을 연관지어 생각하지 못했다. 누구보다 눈치가 빠른 편인
내가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한 것은, 아마도 앞에 앉아있는 처남 댁의 자태에 정신을
잃고있었던 때문인지도 모른다.
결혼 준비를 도와준다고, 두 세 번 둘이 만난 적이 있었지만, 어찌됐든 이런 비밀스런
 만남은 처음이었다. 성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처남 댁과 은밀한 만남을 가진
다는 것 자체에서 뭔지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구가 솟아났다.

이래서 남자를 늑대라고 하나......

"절대 그건 아닐 거예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만약에 그렇다면 내가 처남 가만 안
놔둘 거예요. 이렇게 예쁜 처남 댁을 놔두고 딴 짓을 해?"
"그러지 마세요...너무 답답하고, 고모부 님이 친오빠 같아서 상의한 거예요. 그냥 모
르는 척 해주세요...꼭 이예요...꼭"
"알았어요...걱정하지 마세요....그냥 해본 소리예요.."
그때 처남 댁의 손을 잡아보고 싶은 강한 욕구를 느꼈다.

"그리고 그게 사실이더라도, 처남 댁이 용서해줄 거죠?"
주저주저 내밀던 손의 방향을 틀어 커피 잔을 들었다.

"모르겠어요....전 오빠 없으면 못 사는데...."
뭔지 모르는 실망감에 기가 꺾였다.

"거봐요...일단 조금 지켜봐요. 나도 처남을 잘 타일러볼 게요..."
"오빠한테는 비밀 이예요...오빠가 알면 저한테 실망할 거예요"
또 실망.....

처남 댁은 내가 생각했던 이상으로 처남을 사랑하고 있었다. 처남 댁은 남편이 바람을
 필까봐 걱정하는 게 아니라, 그런 남편에게 버림받을 걸 걱정하고 있었다.
그런 처남 댁이 너무 안스럽고, 사랑스러웠다. 처남 댁 정도면 어딜 가도 처남보다야
더 좋은 남자를 만날 수도 있을 텐데..... 그런 처남 댁에게 잠시나마 응큼한 흑심을
품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처남 댁...왜 그렇게 바보 같아요? 나도 처남 댁이 처남하고 갈라서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왜 그렇게 처남한테 당당하지 못해요? 처남 댁이 잘못했어요? 그렇지는 않겠
지만 잘못한 건 처남인데, 왜 처남 댁이 겁을 먹어요? 처남 댁 정도면 얼마든지 당당
해도 괜찮아요. 알았어요?"
난 왠지 모르게 처남에게 화가 나고, 너무 착한 처남 댁이 답답해서 그렇게 소리를 질
렀다.
'미친 놈!!! 너나 잘해...이 옌병 할 놈아~~'

처남 댁이 참고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난 다시 처남 댁을 안아주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미안해요...내가 괜한 말을 했나 봐요.."
테이블에 포개져있는 냅킨을 몇 장 건네주었다.

"아니예요...고모부 님 때문이....죄송해요...."
처남 댁이 눈물을 그칠 때까지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타세요..."
"아니예요...전 버스 타고 갈게요"
혹시라도 아내나 처남에게 들킬까 걱정이 되는지, 내 차에 올라타려고 하지 않았다.

"괜찮아요...근처에 내려드릴게요"
차 문을 열고 억지로 밀다시피 처남 댁을 차에 태웠다.
얼마간의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죄송해요...고모부 님....이래도 저 미워하지 않으실 거죠?"
처남 댁의 표정이 많이 밝아져 다행이다 싶었다.

"당근이죠....이렇게 예쁜 처남 댁을 어떻게 미워해요?"
배시시 웃는 처남 댁의 표정이 너무도 아름다워 보였다.
이렇게 좁은 차안에 단 둘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더 이상 바랄게 없을 것 같다는 생각
이 들었다.

"고모부 님...너무 고맙고 죄송해요...이렇게 고모부 님한테 얘기하고 나니까 정말 편
해요...진작에 얘기할걸..."
그 동안 처남 댁의 마음 고생이 얼마나 심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힘내요...무슨 일이 있더라도 혼자 울지 말아요...저라도 괜찮다면 언제든 불러내요.
..만사 제쳐놓고 달려올 테니까...."
'이 미친놈이 정말.... 지가 무슨 총각인줄 아나...???'

"그 거짓말 정말이죠?"
"말 밥 이쥐~"
나의 어린 애 같은 농담에 처남 댁이 배시시 웃는다. 처남 댁은 다시 귀엽고 활달한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전 고모부 님이 친오빠처럼 느껴져요...제가 주제넘은 거죠?"
"아니요....오히려 제가 영광이죠...."
일부러 천천히 운전했지만, 평소에 꽉꽉 막히던 이 놈의 퇴근길이 그 날 따라 왜 그리
도 잘 뚫리는지.....

집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차를 대자, 처남 댁이 내리면서도 아내와 처남에게 비밀
로 해달라고 신신당부했다.
룸 밀러로 처남 댁을 쳐다보니, 역시 처남 댁은 어두워진 표정으로 무겁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 후로 가끔씩 전화를 걸어 처남 댁을 위로했다. 처남 댁은 좀처럼 말을 하지 않았지
만, 처남의 외도는 계속되고 있는 것 같았다. 처남과 술을 마시며 은근히 심중을 떠봤
지만, 나에게는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그리고 두 달 정도가 지나서, 처남 댁의 친정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
고, 처남 댁이 친정으로 내려갔다. 처남은 회사 일이 바빠서 내려가지 못하고, 주말에
나 가기로 하고 처남 댁 혼자만 내려간 것이다.
처남 댁이 내려간 다음 날인가.....
그 날 외국 바이어와의 상담이 연기되는 바람에 몇 시간 일찍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
데 아내가 집에 없었다. 대충 저녁을 차려먹고, 샤워를 끝내고 한 참 동안 TV리모콘을
 만지작거리고 있을 때에서야 아내가 돌아왔다. 내가 집에 돌아오고도 2시간 정도 지
난 시간이었다.

"당신 어디 갔다 와?"
당연히 내가 없을 걸로 생각하고 문을 열고 들어온 아내가, 나를 보자 순간적으로 당
황하는 빛이 역력했다.

"네?....당신 언제 왔어요?"
이내 아무렇지도 않은 듯 차분하게 대응했지만,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한 시간 전에...."
"그래요? 나도 그쯤 나갔었는데....동생한테 갔다 왔어요...저녁 차려주고 오는 길인
데....당신 늦는다고 했잖아요?"
아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내가 들어오기 바로 전에 집에서 나갔다 쳐도 족히 두
시간이 지난 후였다.

"어....약속이 연기돼는 바람에 일찍 들어왔지..."
"미리 연락이라도 해주죠...저녁 안 먹었죠? 지금 차릴게요"
"아니 먹었어..."
"당신이 차려 먹었어요?"
난 대답을 않고,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TV 채널만 이리저리 돌렸다.

'아!!! 혹시.....!'
처남의 외도....
아내의 거짓말....
'그렇다면???'

오래 전 아내와 처남의 그런 관계를 알게 된 후, 견디기 힘든 고통을 느꼈었다. 혼자
서 많은 갈등 끝에, 아내와 처남을 이해하고, 인정해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결심
을 굳히자 마음고생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두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일었다. 그것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묘한 성적인 자극을 안겨다주며, 내가 나서서 두 사람의 사이를
부추기는 꼴이 되었다.
그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밖에서 처남과 술을 마실 때, 항상 내가 먼저 취한 척 쓰러졌다. 처남은 어쩔 수 없이
 나를 우리 집까지 바래다주게 되었고, 다시 자기 자취방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
이었지만, 가끔은 우리 집에서 자기도 했다.
그런 날은 대부분 아내와 처남이 뜨거운 밤을 보내는 날이었다.

아내는 대부분 처남을 다시 자취방으로 돌려보냈지만, 가끔씩 누나의 명령(?)을 무시
하고 처남이 버티거나, 두 세 번은 아내가 처남을 은근히 붙잡기도 했었다.
나는 술에 취해 깊이 잠든 척 하기 위해, 일부러 크게 코를 골면서 두 사람에게 신경
을 집중시켰다. 역시 나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처음 몇 번은 조심스럽던 두 사람의 행동이 점점 대담해져 갔다.
그 날도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코를 골며 깊게 잠들어 있는 척 하고 있을 때였다.

"이러지 마....뭐 하는 거야"
술에 취해 가물가물 잠 속으로 빠지려고 할 때, 등 쪽에서 아내의 나직한 목소리가 들
려왔다. 순간적으로 정신을 차렸다.

"가만 있어봐...."
처남 역시 낮게 속삭였다.

"여기선 안돼....나가서해...."
"가만있어...."
몸을 옆으로 돌리고 누운 상태라 두 사람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어떤 짓거리를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있었다.
잠시 실랑이가 벌어지는가 싶더니, 침묵이 이어졌다.

"아....응~"
잠시 뒤 아내의 숨죽인 흐느낌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다시 침묵....

"아~...하지마....싫어..."
아내는 이미 잔뜩 흥분하고 있었다.
술이 다 깨는 것 같았다. 아내와 덩달아 내 호흡도 거칠어졌다. 간신히 참아내며 천천
히 아주 천천히 두 사람이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몸을 돌리기 시작했다. 흐릿하게 두
사람의 검은 형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제기랄....'
아내는 방문 옆, 벽 쪽에 등을 기대고 처남은 그런 아내를 끌어안고, 손을 아내의 팬
티 속에서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낮지만 들릴 수 있을 정도의 소리로 코를 골았다. 이미 그들
은 내가 깊게 잠들었으리라 확신하고 있었는지 내 쪽에는 별 신경도 안 쓰는 것 같았
다.

"제발.....저..방가서 해...."
아내의 호흡이 계속 거칠어져만 갔다.
아내는 버티지 못하고, 흐물흐물 주저앉을 것처럼 보였다. 저항이 약해지자 처남이 아
내의 팬티를 벗겨냈다. 그리고 서로의 입술을 미친 듯 빨아대며, 처남이 좀 더 자유로
워진 손가락을 아내의 그곳으로 넣었는지 빠르게 흔들었다.


"그만...그만..."
아내는 그만 하라고 사정하면서도 그것을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는 더 이상 참기 어려
웠던지, 처남을 억지로 끌고 나가 작은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런....젠장~'

아내와 처남의 정사를 비교적 자세히 목격한 것은 그때뿐이었다.
애타게 작은 방 문 앞에 귀를 바싹 갖다대고, 숨죽인 아내의 신음소리를 듣는 것이 전
부였다.

그 때의 기억들이 뚜렷이 떠오르며, 아내를 돌아봤다. 나의 생각을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고, 아내는 주방에서 설거지에 열중하고 있었다.

'다시 아내와 처남의 관계가 다시 시작된 건가....'

며칠 후, 처남에게서 장모님이 돌아가셨다는 전화가 왔다.
무남독녀인 처남 댁이 떠올랐다.

"그래? 그런 일이.....처남 댁은?"
"뭐...울고불고 난리죠...."
엄마를 잃은 처남 댁을 생각하니, 너무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처남이 잘 위로 해줘...처남 댁한테는 처남밖에 없잖아..."
'나도 있는데......'
"네 알았어요..."
"난 오늘은 안될 것 같고....내일 집사람이랑 내려갈게"

마음 약한 처남 댁의 슬픔을 생각하니, 가슴에 메여왔다.
이럴 때, 다른 형제라도 있었으면 좋으련만......
-아기 하나 달랑 낳고, 자기 할 일 다했다고 생각하는 미시 님들~!!!....반성하세요

-

고인의 빈소는 병원 영안실에 차려져 있었다.
처남은 상주 노릇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처남 댁은 얼마나 울었는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얼굴이 퉁퉁 부어있었다. 아내와 내게 인사를 하면서도 금방 까지도 울고있었
는지, 눈가가 촉촉히 젖어있었고, 아내가 가만히 안아주자 다시 울음이 터졌다. 아내
도 처남 댁을 부둥켜안고 울기 시작했다.

"당신까지 이러면 어떻해?...."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내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처남 댁...힘내세요...."
그것으로 처남 댁에게 어떤 위로도 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아내는 울음을 삼켰지만, 처남 댁은 좀처럼 그치질 못했다.

"그만 울그라! 이미 간 사람 어쩔끼가...산 사람이나 살아야제"
참다 못한 처남의 장인이 처남 댁에게 화가 난 듯 버럭 소리를 질렀다.
홀로 남은 노인 양반 심정이야....또 오죽할까.....
아내가 처남 댁을 잠시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사람 몸 속에 그렇게 많은 눈물이 숨겨져 있었나....
처남 댁은 밤이 새도록 잠시도 눈을 붙이지 않고, 엄마의 영정 앞에서 흐느껴 울었다.
 조문객이 오면 잠시 자리를 비켜주고, 음식을 준비해주고, 다시 고인의 영정 앞에 앉
아 목놓아 울었다.
보다 못해 아내에게 처남 댁을 어디라도 데리고 가 잠시라도 눈 좀 붙이게 하라고 했
지만, 처남 댁은 잠시도 자리를 비우려하지 않았다.
결국 새벽녘에 처남의 장인이 다른 친척들을 시켜 처남 댁을 강제로 밖으로 데리고 나
가 영안실에 들어오지도 못하게 막아버렸다.
처남 댁을 위해 뭐라도 해주고 싶었지만, 거기에서 내가 해줄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아내를 내보내 처남 댁을 돌보게 했지만, 무슨 위로가 될 수 있을까.....

처남과 소주 몇 잔을 들이키고 있을 때, 아내가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들어왔다.

"당신 혼자 오면 어떻해? 처남 댁은?"
"여기 안 왔어요? 잠깐 화장실 간 사이 없어져서 전 여기 온 줄 알았는데...."
"여기는 아예 못 들어오게 하시는데, 어떻게 들어오겠어? 빨리 찾아봐"
어디 쓰러져 있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었지만, 괜한 소동이 될 것 같아, 아내와 나만
조용히 처남 댁을 찾으러 나섰다.
아내와 구역을 나눠 한 참을 찾아 헤매었지만, 어디에도 처남 댁이 보이지 않았다. 불
길한 예감이 들어 '혹시...'하는 마음으로 병원 옥상으로 달려갔다. 옥상 문을 열어
젖혔을 때, 저쪽 한 구석에 쪼그려 앉아 울고있는 처남 댁이 보였다. 가슴을 쓸어 내
리며 천천히 다가갔다.

"처남 댁....."
얼마나 울었는지, 얼굴이 아까보다 훨씬 더 부어있었다.
처남 댁의 퉁퉁 부은 창백한 얼굴에서, 나는 하나도 때묻지 않은 순수한 인간 자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내도, 처남도, 그리고 무엇보다 내 자신에 대해서도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살아오면서 그때처럼 내 마음이 깨끗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티끌만큼도 더러운 욕심 없이, 처남 댁의 연약한 어깨를 살며시 감싸 안아줄 수 있었
다.


처남댁....중편

며칠이 지나 상을 다 치르고서야 처남과 처남 댁이 올라왔다.
상여가 나가는 날, 결국 처남 댁은 고인의 관을 가로막고, 목놓아 울다가 쓰러지는 바
람에 입관조차 보지 못했다고 한다.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던지, 퉁퉁 부었던 처남
댁의 얼굴이, 이제는 반대로 핼쑥해져있었다. 눈물도 말라버렸는지 더 이상 울지도 않
았다.
우리 집으로 데리고 올까 생각했지만, 우리 집보다는 자기 집에 있는 것이 더 편할 것
 같아, 아내를 처남의 집으로 보내 처남 댁을 보살피게 했다. 나도 얼마 동안 처남 집
에서 아침과 저녁을 해결했다. 처남은 밀린 업무를 처리하느라, 며칠 동안은 야근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 날도 퇴근길에 처남 댁이 좋아하는 딸기를 사 가지고 곧바로 처남의 집으로 향했다
. 몇 번 벨을 눌렀지만 아내와 처남 댁이 밖에 나갔는지 문이 열리지 않았다. 그냥 집
으로 올까 하다가 문의 손잡이를 돌려봤는데, 잠겨져있을 줄 알았던 현관문이 스르르
열렸다.

'이 사람이 문도 안 잠그고 나갔나....'
현관으로 들어서며 신발을 막 벗으려는 순간, 처남 댁이 알몸으로 욕실에서 나오다 나
와 눈이 마주쳤다. 고개를 돌렸어야 했는데, 어찌나 당황했던지 짧은 순간이지만 처남
 댁과 마주한 채로 몸이 굳은 듯 서있었다.

'요놈...거짓말하는 것 봐라...침을 질질 흘리면서 쳐다봐 놓고는....'

처남 댁도 꽤 당황한 것 같았다.
어쩔 줄을 몰라하며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얼굴을 가리고 얼른 방으로 뛰어 들어갔
다.

비록 짧은 순간이었지만, 난 처남 댁의 알몸을 감상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물방울이 방울방울 맺혀있는 하얀 속살....균형 잡힌 몸매....볼록 솟아오른 봉긋한
유방 그리고 무성하게 숲을 이룬 검은 음모.....

"딸기 사 왔는데....."
그 소리가 왜 나왔을까..... 방으로 뛰어 들어가는 처남 댁의 등에 대고, 내가 생각해
도 어이없는 말을 내뱉었다.

'미친놈 그래서 뭐 어쩌라고?'

아무 소리도 하지 말던가, 아니면 '문이 열려 있길래...'라고 했어야 옳았다.  딸기를
 사왔다니..... 내가 생각해도 한심하고, 어이가 없었다. 멍청했던 그 말이 화근이 되
어, 나중에 처남 댁으로부터 꽤 놀림을 받아야만 했다.
어쨌든 정말 난감했다. 도망가 버릴까 했지만, 그건 더 웃기는 짓일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난감하게 쇼파에 앉아 TV를 켰다.

"죄송해요....저 나가도 돼요?"
방문이 열리며 처남 댁이 빼꼼이 머리를 내밀었다.
그것은 잠시 떠올랐다 사라지기는 했지만, 아주 오랜만에 미소 띈 처남 댁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아니예요..제가 죄송하죠...벨도 누르고....문이 열려 있길래...."
"제가 샤워하느라 못 들었나봐요..."
"집사람은 어디 갔어요?"
"잠깐 슈퍼에 가신 것 같아요...참 저녁 안 드셨죠?"
"아니 괜찮아요....그냥 두세요....집사람이 오면...."
처남 댁은 내 말을 무시하고 주방으로 몇 걸음 옮기다가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
다.
뜨끔했다. 내가 죄지은 것도 아닌데....

"고모부 님....없었던 일로 해주실 거죠?"
"네? 뭘요? 머...무슨 일 있었어요? 나 지금 들어왔는데...."
천연덕스런 내 말에 처남 댁이 아까보다 훨씬 더 밝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마음이 놓
였다. 어느 정도 처남 댁이 안정을 되찾은 것 같아, 내 기분도 좋아졌다. 더군다나 처
남 댁의 알몸도 감상할 수 있었으니, 그 기분은 배가되었다.
어쨌든 처남 댁과 나만의 비밀이 또 하나 늘은 셈이다.

"처남 댁....힘내세요...내가 처남 댁 무척 좋아하는 거 알죠?"
"...네...."
"그러니까 끼니도 거르지 말고요...맛있는 것도 많이 드세요....뭐 먹고 싶은거 있으
면 말씀하세요. 뭐든 제가 다 사다 드릴게요"
"네...죄송해요...고모부 님....괜한 신경 쓰게 해드려서...."
나를 바라보는 처남 댁의 눈가가 촉촉히 젖어왔다. 그것은 엄마를 잃은 슬픔 때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괜한 신경이라니요? 당연한 거죠...그렇게 생각하면 저 섭섭한데....."
"아니예요...고모부 님이 큰 힘이 되어 주셨어요. 그날 병원에서도 고맙구요"
괜한 인사치레는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잠시 우리는 그렇게 떨어진 채, 시선을 마주하며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처남
댁을 향해 막 한 걸음 옮기려는 순간....

"어머! 당신 언제 왔어요?"
아내가 현관으로 들어섰다.

'이런 눈치 없는 마누라 같으니....'

아내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다.
난 여전히 아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처남과의 일이 한가지 흠이라면 흠일까.
..다른 것에 대해선 아내에게 전혀 불만이 없었다. 아니 아내와 처남과의 관계도 나에
게 색다른 자극을 가져다주고, 그것으로 어쩌면 질릴 때도 된 아내와의 잠자리를 꾸준
하게 유지할 수 있는 원인이 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자꾸만 처남 댁을 향하는 내 마음은 무엇인가....

늑대 같은 욕정?
맹세코 그건 아니었다. 물론 가끔은 처남 댁과의 뜨거운 정사 장면을 떠올리기도 하고
,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그 뿐만은 아니었다.

처남 댁의 슬픔에 대한 동정심?
그 또한 전혀 아니라고는 못하겠지만, 단순한 동정심의 문제는 아니었다.

처남 댁에 대한 연민의 정....
가장 가까운 해답인 것 같았다.
아내에게 별다른 불만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아내에게서 찾을 수 없는 말로 설명
할 수 없는 그 무엇인가를 처남 댁은 가지고 있었다. 아마 이런 기분으로, 처남 댁도
나도 가정이 없는 사람들이었다면, 난 분명 처남 댁에게 프로포즈라도 했을 것이다.
어쩌면 나도 모르는 사이, 처남 댁은 내 마음 깊숙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리잡았
을 지도 모른다.

어쨌든 처남 댁은 빠르게 좋아졌다.
엄마를 잃은 지 두 달 정도가 지나자, 먹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예전의 귀엽고 발랄했
던 모습을 많이 찾았다.
그리고 네 사람이 함께 어울리는 자리에서, 가끔씩 처남 댁과 마주치는 눈빛에 나의
감정을 함께 담아 보냈다. 그러면 쑥스러운 듯 살며시 시선을 돌린다. 그리고 처남 댁
의 눈빛에서도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미친 놈....남자란 것들은.....암튼 착각은 자유라니까....'

'이러면 안돼...이러면 안돼...'
마음을 굳게 다잡아 보지만, 처남 댁에게 향하는 마음을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가 없
었다. 그리고 함께 떠오르는 처남 댁의 알몸을 생각하면, 걷잡을 수 없는 흥분을 느꼈
다.
아내를 올라타고 '씩씩' 거리면서도, 나의 율동에 뜨거운 신음을 쏟아내는 아내가 처
남 댁이라고 생각하면, 걷잡을 수 없는 폭발을 일으켰다. 그러면 아직 만족을 하지 못
한 아내는 내색은 안 하면서도 내심 불만인 모양이다.

몇 번을 망설였다.
망설이고 망설이다 겨우 용기를 내어 수화기를 들었지만, 번호도 눌러보지 못하고 다
시 내려놨다. 그렇게 며칠을 갈등하다 굳은 결심으로 전화를 걸었다. 번호를 누르고
신호가 가는 중에 다시 용기가 없어졌지만, 한 번 빼든 칼이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
잡았다.

"여보세요?"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
잠시....갈등....

"여보세요?"
"아! 처남 댁...죄송해요...누가 오는 바람에....."
"네....괜찮아요....고모부 님.... 요즘 왜 안 오셨어요? 이제 제가 보기 싫으셨나


요..."
처남 댁의 목소리는 꽤 밝았고, 마음의 여유도 생겼는지 가벼운 농담을 걸어왔다.

"처남 댁이요? 처남 댁이 보기 싫으면 이 세상에 보고 싶은 여자 하나도 없어요...하
하"
내 마음을 숨기기라도 하려는 듯 일부러 크게 웃어댔다.

"그런데 어쩐 일이세요?"
"네...처남 댁 목소리 듣고 싶어서요....잘 지내시죠?"
"네...고모부 님 덕분에요...."
"뭐 먹고 싶은 거 없으세요? 집사람하고 처남 몰래 나오세요...맛있는 것 사 드릴게요
"
지나가는 말투로 농담처럼 한 마디 던지고는 처남 댁의 반응을 살폈다. 어느 정도 자
신은 있었지만, 상대는 전혀 아닌데 괜한 낭패를 볼 수도 있는 문제였다. 처남 댁은
한 순간 갈등을 하는 지, 아주 잠시 말이 없었다.

"정말이요? 언제 사주실 건데요?"
처남 댁도 장난스럽게 받아넘기는 것 같았다.

"정말이죠 그럼....아무 때나 처남 댁이 시간 날 때 전화하세요....아니면 오늘도 좋
구요..."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질질 끌어봐야 좋을 게 없을 것 같았다.

"오늘이요?...그런데....정말 언니한테 얘기하지 말고 나가요?"
장난인 것처럼 가볍게 말했지만, 처남 댁으로서는 심각한 문제였다. 물론 나에게도 마
찬가지였지만....

"네...전 처남 댁한테만 맛있는 거 사드리고 싶은데....괜찮죠?"
"네...저야...."
전화를 끊고 나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어찌됐든 오늘의 만남은 우리 둘만을 위한 시간이었다.
집을 알아보기 위해서도, 처남의 외도를 상의하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오로지 처남 댁
과 나 우리 둘만을 위한 비밀의 만남이었다.
퇴근까지는 너무 긴 시간이 남아있었다.

전에 처남 댁과 만났던 커피숍을 약속장소로 잡았다. 내가 나갔을 때, 우연인지 처남
댁은 그때와 같은 자리에 앉아있었다.

"전하고 같은 자리네요?"
"네...마침 자리가 비었길래...."
처남 댁을 유심히 살폈지만, 처남 댁의 표정은 평소와 다른 게 없어 보였다. 그렇지만
 화장이나 옷차림은 꽤 신경을 쓴 것 같았다.
분홍색 계통의 깔끔하고 산뜻한 치마 정장을 입고 있었고, 그리 진하지 않은 화장은
처남 댁의 미모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드시고 싶은 거 말씀하세요....뭐 드시고 싶으세요?"
"그냥 아무거나 사주세요...고모부 님이 좋아하는 걸루...."
"아니 그럼 안돼죠...처남 댁을 대접하려고 모신건데....."
결국 회사 일로 바이어들을 접대할 때 자주 찾는 일식 집을 택했다.

"여기 너무 비싼 거 아니예요? 그냥 간단하게 먹어도 되는데...."
"걱정하지 마세요..그리 비싸지도 않고, 또 비싸면 어때요? 이렇게 예쁜 처남 댁을 대
접하는 건데.....그런 신경 쓰지 말고 맛있게 드세요...."
역시 속이 깊은 여자였다. 언제나 자기보다는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넓고 깊고, 따
스한 마음을 가진 여자였다. 그러면서도 전혀 추하거나 궁상스러워 보이지 않고, 오히
려 우아하고 깨끗한 품위가 있는 여자였다.

-여기서 잠깐!!! 남자들이 큰 맘 먹고 비싼 곳에 데리고 가도, 마치 당연하다는 듯,
지는 언제나 그런 비싼 음식만 먹는 척, 고상을 떠는 여자들~~~~~정말 밥맛입니다. 말
이라도 한 마디 '너무 비싸~ 우리 딴데 가서 먹자~' 이런 남자를 배려해 줄줄 아는 한
 마디가, 남자들에게는 전혀 아깝지 않다(돈)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또 더욱 사랑스
럽게 보이고~~~각성하세요.
하긴 머....결혼하고 나면 그 버릇 자연히 고쳐지기는 하지만.....-

"그런데....집에는 몇 시까지 모셔다 드려야죠?"
"오빠한테 그냥 친구들 만나서 좀 늦게 들어간다고 했어요"
처남 댁도 좀 어색했던지 그 말을 하고는 고개를 숙이고 물 컵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 잠시 우리 둘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제가 손 끔 봐 드릴까요?"
어색한 분위기도 없앨 겸, 또 처남 댁의 손도 잡아볼 겸.....

'이런 미친 놈...또 뻔한 수작부리고 지랄이야~~ 에다이 못된 노마...'
'너 인제 조용해라~ 또 한 번만 딴지걸면 확 직이뿐다!!!'

"손끔 볼 줄 아세요?"
"그럼요...제가 손 끔 얼마나 잘 보는데, 우리 회사사람들 나한테 돈주고 손 끔 봐달
라고 한다니까요...."
"정말이요? 정말 그렇게 잘 맞추세요?"
처남 댁은 내 말을 정말로 믿는지, 아니면 그런 척만 하는 건지, 정색을 하고 물었다.

"손 줘보세요..."
처남 댁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한 손을 내밀었다.
난 잠시 그녀의 손을 감상했다.
곱고 가녀린 작은 손.

아~ 가슴이 떨리고 한없이 기분이 좋아졌다. 세상을 가진 듯한 느낌.....
처음으로 처남 댁의 부드럽고 가녀린 손을 잡을 수 있었다.
내 손위에 처남 댁의 손등을 올려놓고, 정말 점이라도 봐주려는 듯 손바닥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척 했다.

"음....성격이 밝고 착한 분이군요....전생에서도 착한 일을 너무 많이 해서 행복하게
 살라고 하늘에서 상을 내려주실 거예요. 재물 운도 있고, 생명선도 길고요...어쩌구
저쩌구...."
내 얘기가 끝나자 어이없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쳐다보더니,

"정말 잘 손 끔 잘 보시네요? 돈 드려야겠다~~"
그제서야 나한테 속은걸 깨닫고는, 배시시 웃음을 터뜨렸다.
그때였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 난 처남 댁의 손을 꼭 잡았다.
손 끔을 봐주려는 뜻이 아니었다. 처남 댁도 잘 알고는 이내 웃음을 거두고 심각한 표
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그렇게 웃으세요....그렇게 웃는 모습이 너무 예뻐요...."
우리 두 사람이 시선이 뜨겁게 부딪쳤다.
이런~ 씨~~
그때 하필 음식이 들어왔다.
아쉬웠지만 처남 댁의 손을 놔줄 수밖에 없었다.

"우리 양수리 갈래요?"
저녁을 먹고, 밖으로 나오며 처남 댁의 의중을 떠봤다.
연인들의 드라이브 코스로 환상적인 곳, 시원한 강물이 흐르고, 고풍스럽고 분위기 있
는 까페 촌이 몰려있는 곳, 그리고 뜨거운 육체를 불사를 수 있는 궁전 같은 러브호텔
들.........

"너무 늦으면 안 되는데...."
처남 댁은 수줍은 듯 그렇게 허락의 뜻을 나타냈다.
양수리로 빠른 속도로 질주하며, 몇 번을 망설인 끝에 처남 댁의 손등에 내 손을 포개
었다. 처남 댁은 잠깐 내 쪽을 쳐다봤을 뿐 손을 빼거나 거부의 뜻을 나타내지 않았다
. 난 마치 내 손이 내 손이 아니라는 듯, 모르는 척 운전에만 신경 썼다. 그리고 조심
스럽게 처남 댁의 손을 돌려 손바닥을 잡았다. 역시 처남 댁은 가만있었다. 깍지를 껴
서 꼭 움켜잡아도 처남 댁은 수줍은 듯 창 밖으로 고개를 돌릴 뿐이었다. 마주잡은 손
과 손을 통해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역시 처남 댁도 나를 생각하고 있었구나....~~'
살짝 곁눈질로 처남 댁을 쳐다봤다. 긴장이 되는지 처남 댁의 가슴이 조금씩 오르내리
고 있었다.
양수리에 도착할 때까지 근 한 시간 가량 우린 그렇게 손을 꼭 잡고 있었다.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캄캄한 밤이었다.
밤은 남자를 더욱 용감하게 만든다. 여자 또한 왠지 가슴을 설레게 하는 시간일 것이
다.

"어디가 좋을까요? 가보고 싶은 까페 있어요?"
"그냥 고모부 님이 가고 싶은 곳으로 가세요...전 어디든 좋아요..."
물론 처남 댁은 전혀 그런 의미 없이 내뱉은 말이었지만, 어디든...이라는 말에 괜히
가슴이 설레였다.
러브호텔도 괜찮을까.....?

분위기 좋은 까페에서 차를 한 잔 마시고 돌아올 때까지, 손을 잡는 것 이상의 욕심을
 내지는 않았지만, 처남 댁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다.
처남의 아파트 옆 동 주차장에 차를 댔을 때는, 밤 10시를 막 넘어서고 있었다.

"처남 댁...."
막 나가려는 처남 댁을 불러 앉혔다.

"우리.....이렇게 또 만날 수 있어요?"
"........"
"또 만나요...가끔씩이라도...."
처남 댁은 잠시 깊은 생각에 빠진 듯 생각에 잠기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지금 오빠한테 너무 미안해요.....우리 이러면 안되잖아요..."
"알지만....저도 어쩔 수 없어요....계속 만난다고 약속해주세요~"
".....모르겠어요...."
이대로 보내면 어쩜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다. 오늘은 신사답게
깨끗이 보내주기로 한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저를 보세요..."
눈과 눈이 마주쳤다.

"저 지금 순간적인 욕심으로 이러는 거 아닙니다. 그것만 알아주세요...."
강제로라도 끌어안고 싶었지만, 차마 연약한 처남 댁에게 못할 짓이었다. 그녀 스스로
 무너지게 만들고 싶었다. 시선을 떼지 않고, 천천히 얼굴을 접근시켰다.
그녀의 표정에서 여러 가지를 느낄 수 있었다.
당혹감과 놀람, 흥분....기대....죄책감........그 모든 것이 그녀의 눈동자에 압

축되
어 나타났다.

"고모부 님...이러시면...."
내 입술이 거의 그녀의 입술과 맞닿으려할 때쯤, 그녀는 스르르 눈을 감아버렸다. 모
든 것을 내게 다 맡겨버린다는 듯이....
그리고 드디어 그녀의 입술과 내 입술이 포개어졌다.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던 순간이었다.
그녀는 이를 꼭 다물고 혀를 받아주지는 않았지만, 나는 만족했다. 이 정도면 충분했
다.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저 그만 갈게요....오늘 고마웠어요..."
입술을 떼어내자,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고 차 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다.

"처남 댁...."
다시 뜨겁게 시선이 마주쳤다.

"사랑해요~"
"고모부 님..."
그녀의 눈가가 젖어오더니 끝내 주르르 눈물이 흘러내렸다.

"미안해요..."
"그런 뜻이 아니예요...."
"딴데 가서 잠깐 쉬었다 가요...."
차를 다시 출발시키려고 할 때 그녀가 저지했다.

"오늘은 그만 들어갈게요.....오늘 정말 고마웠어요..."
내가 뭐라 말할 사이도 없이 그녀가 차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뛰어나가 붙잡고 싶었지만, 너무 위험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멀리서 그녀가 들어가
는 걸 확인하고야 차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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